Agio Journal

바다와 사람이 아름다운 여수에서...

김영화 / 송정인더스트리 원장 / 날짜: 2019.12.10. / 조회: 115

바다와 사람이 아름다운 여수에서...

아지오 조합원, 송정인더스트리 김영화 원장과의 겨울 데이트

 

나폴리가 더 아름답다구요?

 

버스커 버스커 장범준은 '여수 밤바다' 노래로 여수를 쓰다듬었다. 가사에 풍광을 조목조목 담지는 않았어도 사람들은 이미 그 곡조에 이끌려 여수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그려 넣는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곡선은 이탈리아 나폴리의 단조로운 모습에 비교하기 싫을 만큼 매혹적이며 오동도, 향일암, 진남관 등을 포함하는 여수 10() 10()은 돌산 갓김치와 함께 우리나라의 귀한 문화적 자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왜 버스커 버스커는 해 있을 때에도 아름다운 여수를 밤바다만 걷고 싶다고 말했는지 궁금하다.

옥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365개의 섬은 카메라로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영취산 진달래와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 해수욕장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망치와 정으로 뚫어낸 마래터널은 나폴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비경이다. 아마도 버스커 버스커는 돌산대교 위에서 지독스럽게 아름다운 야경에 빠져 여수를 온통 밤바다로 노래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거북선의 고향 여수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일일이 다 말하기에는 벅차서 딱 두 사람만 소개한다. 그 한 사람은 아지오라면 죽고 못 사는 여수종교문제연구소 신외식 소장이다. 구두만드는풍경의 소소한 일상에도 늘 SNS로 반응을 하면서 사방에 아지오 자랑을 늘어놓느라 여념이 없다. 언제라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기회를 이용하여 여수에서 아지오를 홍보 판매하자며 우리에게 힘을 많이 보태 주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은 오늘의 주인공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사무용품과 격조 높은 커튼을 제작하여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비즈니스에 열정을 쏟는 송정인더스트리의 김영화 원장이다. 사회적협동조합 구두만드는풍경 조합원 중 가장 먼 곳에 사는 사람으로 28년 동안 장애인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사회복지사이다. 김원장 이야기는 한 걸음 더 들어가 하기로 하고...

누가 여수항을 동양의 나폴리라 했는지 그 진실이 알고 싶다. 한려수도와 다도해 해상공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폴리를 '유럽의 여수항'이라 해야 할 말을 여수항을 동양의 나폴리로 잘못 표현한 것 같다. 지금이라도 사실을 바르게 일깨워 '여수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나폴리 시장에게 전해주었으면 한다.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39267_6824.jpg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40142_8504.jpg

아름다운 여수


장애인들과의 특별한 인연

 

김영화 원장은 여수에서 나고 자란 여수 사람이다. 부유하지 않은 가정의 8남매 중 넷째였지만 위로 누나 셋이 있어 장남이었다. 열두 살 많은 큰 누나가 어릴 적 높은데서 떨어져 뇌전증을 가진 장애인으로 집에서 보호를 받았고 김원장 역시 예비고사를 20일 앞두고 뜻하지 않은 중병을 얻어 상당한 시간 집에서 요양을 해야 했었다. 김원장의 어릴 적 꿈은 목사였다. 30대 초반 어느 정도 병을 치료한 후 신학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하며 짬짬이 광주 무진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당시 복지관장이 "목회 활동은 당신과 맞지 않으니 여수로 돌아가 장애인시설에서 일을 하면 잘 맞을 거 같다." 하여 그 길로 고향 여수로 돌아와 지금의 동백원에서 장애인들과의 삶을 시작했다. 43만원 박봉에 일은 많았지만 장애인들이 정말 순수했고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무려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복지현장을 지켜 왔다. 지금까지 알콩달콩 가정을 꾸려온 아내도 같은 곳에서 일하는 동료였다. 누나의 장애를 보며 자라온 김원장이 목회자가 아닌 사회복지사로 소명을 다할 수 있었던 점은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특별한 인연들이 선하게 이어진 결과로 보여진다.

"저에게는 딸이 셋 있는데 가능하면 자유로운 직업을 선택하라고 주문합니다. 치열하게 경쟁하거나 직업의 노예가 되지 말고 즐기며 여유를 통해 행복을 누리라고 얘기합니다."

욕심보다는 가치를, 경쟁보다는 나눔을 중시 여기는 김원장에게서 사회복지사의 내음이 물씬 풍긴다. 1959년생 김영화 원장은 따뜻한 가슴으로 장애인복지현장을 지켜온 까닭에 본인 스스로는 물론 구순의 어머니에서부터 세 자녀에 이르기까지 충분하게 복을 누리는 가정으로 느껴져 참 좋아 보였다.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39464_7851.jpg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40208_6863.jpg

 복사용지 제조현장을 둘러보는 김영화 원장


비즈니스가 진정한 장애인복지라고 주장하는 김영화 원장

 

송정인더스트리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노동시장에서 경쟁이 불리한 장애인들이 이 곳에 취업하여 정규직으로 일하거나 훈련생으로 참여하는 근로사업장이다. 지원부서 직원들을 합하여 총 50명이 일하는 중소기업이다. 연간 매출액은 20억 정도, 생산 제품은 사무용 복사용지와 문서보관함이 주된 품목이며 블라인드와 커튼도 오랫동안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왕성하게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을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라 정하여 부르라고 한다. 하지만 김원장은 '송정인더스트리'라는 이름에 맞게 기업 또는 산업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근로장애인이 아니라 사원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틀에 박힌 보호의 개념을 벗어나서 노동의 주체로 장애인의 신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그 주장에 우리 아지오도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2014 3월부터 3년간 김원장은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을 맡아 줄곧 이 같은 주장을 펼쳐 왔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비즈니스모델로 변화하여 전도가 유망한 기업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과 의지를 입증해주듯 사원들의 손놀림과 기계들이 회전하며 내는 소리가 큼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39673_3542.jpg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40291_3242.jpg

 송정인더스트리 김영화 원장과 함께


아지오를 향한 김원장의 잔소리

 

"모든 국민들이 아지오를 잘 알고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벗어나세요. 대통령의 구두이며 모델들이 유명해서 잘 팔릴 거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날마다 무차별적으로 홍보하며 발이 닳도록 뛰어 다녀야 합니다."

평소 길이 멀다는 이유로 총회에 자주 빠지는 조합원이라서 한껏 핀잔을 주려 했는데 오히려 쓰디쓴 충고를 듬뿍 받았다. 충고라기 보다는 김원장이 아지오에 대한 애정지수가 높아 대놓고 약이 되는 조언을 준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돈을 많이 써서라도 홍보에 집중하라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떠한 이슈나 이벤트가 있을 때 잠깐 기억했던 일들이 조금 시간이 흐르면 금세 잊혀지기 십상이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한 현상으로 아지오가 잊혀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김원장이 느슨해진 구두만드는풍경 심장부에 강한 어조로 자극을 준 것이다. 먼 길 달려와 야단 섞인 선물을 받으니 씁쓸하기도 했지만 고마운 마음이 더 컸다.

"저도 아지오의 발전을 위해 여수지역에 열심히 판매망을 펼치겠습니다. 봄 되면 장터를 마련해서 소비자들을 모으겠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출발한 아지오 시즌2가 김영화 원장처럼 든든한 조합원이 있어 그 미래가 한층 더 밝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여수 사람들이 격조 높은 아지오를 신고 오동도와 밤바다를 걷는다면 연인들의 사랑, 친구들의 우정, 발이 건강한 여수 어르신이라는 소문이 글로벌하게 퍼져 나가리라 믿는다.

겨울에도 포근한 여수에서 아지오의 2019년을 가다듬으며 다가오는 2020년 새해에 일어날 대박의 향연을 김영화 조합원과 함께 스케치해 본다.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39872_6867.jpg

6a98b28d122bf4ff29179ae143456fc6_1575940339_325.jpg
 


댓글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More Articles

또 다른 이야기